캐나다 이민국은 노동력 부족 현상을 빠르게 해결하고자 이민 제도를 적극 정비하고 새로운 정책을 시행합니다. 특히 최저 실업률에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는 캐나다 일부 산업군에서는 이민 노동력의 유입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작년부터 연방정부 이민 프로그램인 Express Entry를 통해 직업군 또는 언어 등의 특정 조건에 좀 더 초점을 맞추어, 필요한 인재에게 영주권을 발행할 것을 예고해 왔습니다. 개편될 것이라 알린 이민 정책은 올해 초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뚜렷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더해만 갔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지난 5월 31일 션 프레이저 이민 장관이 새롭게 도입되는 Express Entry 카테고리 선발과 관련한 주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무엇보다 카테고리를 정해 분류해 선발을 하겠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특정 기술, 교육, 언어 등의 능력을 갖춘 지원자들을 분류화해서 그 안에서 또 점수제를 바탕으로 고득점자에게 초청장을 부여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기존에 하던 점수제는 그대로 유지하되, 지원자의 조건에 따라 구분해 그 안에서 선발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그리고 조건에 따른 카테고리는 이민국이 경제적 상황과 전국 커뮤니티의 이해관계 대상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융통성 있게 결정하겠다고 합니다. 따라서 어떤 카테고리가 설정되는지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매해 또는 비정기적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23년 기준으로 이민국에서 밝힌 지정 카테고리는 크게 언어 능력과 직업군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어 능력자 범주와 다섯 가지 직업 영역으로 정해 이 안에서 연방정부 이민 초청장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때 해당 범주의 지원자는 각 카테고리에서 지정하지 않은 일반 Express Entry 지원 기준에 부합되는 조건을 지녀야 하며, 이에 따라 기존 방식으로 점수를 부여받게 됩니다.
또한 지정 범주에 따라 특별한 조건이 있는데, 프랑스어의 경우 프랑스어 공인 시험 NCLC에서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모든 영역에서 7점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하며, 직업으로 구분된 범주의 지원자는 최근 3년 이내 6개월 이상 지속해서 같은 직업으로 근무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일반 지원자들보다 카테고리 선발에 부합되는 조건을 가진 지원자는 상대적으로 경력 증빙 기간이 짧은 편이고 언어 능력 점수도 크게 무리가 되는 수준이 아니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물론 이는 기본적인 조건이므로 좀 더 긴 경력과 높은 성적이 있다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므로 영주권 승인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정된 직업군은 헬스케어 분야, 과학 및 공학 분야, 기술직, 운송업, 농업 및 농식품업입니다. 헬스케어 같은 경우 의료종사자로 간호 직군과 같은 전문직이 이에 속하며, 과학 및 공학은 IT나 건축가 등과 같은 전문가들을 말할 수 있습니다. 기술직은 목수나 배관공과 같이 기술적인 능력을 지닌 이들이며, 운송업은 캐나다에서 필요로 하는 트럭 운송 등의 서비스 종사자를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농업 및 농식품업 종사자들은 농부를 비롯해 정육점에서 근무하는 등 식품과 관련한 직군이 가능한 분야입니다. 이렇게 카테고리 범주에 속한 지원자는 일반 선발과는 다르게 범주 안에 드는 지원자들 사이에서의 점수만으로 순위를 매기기 때문에 더 낮은 선발 점수대로도 이민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각 조건에 따라 지원자를 분류해 선발하는 카테고리 선발 방식은 기존 Express Entry 제도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도는 그대로 운용하되 거기에 새롭게 추가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따라서 이제 Express Entry는 기존 CEC, FSW, FTS로 영주권을 발급하던 일반 경로 하나, 주 정부 후보자로서 PNP와 연계된 선발 경로 하나에 더해 지원자를 특정 조건으로 분류해 초청장을 발송하는 카테고리 방식 하나로 총 세 가지의 경로를 함께 운영할 것입니다.
이민 제도의 변화는 곧 캐나다 현재와 미래의 그림을 반영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재 캐나다에 필요한 인력은 간호 또는 공학 분야의 전문 인재들이고, 농업 등과 같은 식품 산업 분야의 보호와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노력을 더하는 중입니다. 캐나다의 이런 동향을 살피는 것은 앞으로 이민 신청에 있어 매우 유의미한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Express Entry 카테고리 선발 지정 영역은 언제든 이민국의 판단 하에 변경이 가능하므로, 캐나다 이민국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살피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새롭게 도입된 제도의 장점을 충분히 잘 활용해서 높은 이민 점수를 위해 쏟는 노력을 조금은 줄이고, 선발 가능성은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