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는 이렇게 잡고, 칩은 요렇게 돌리세요.”


제주관광대학 카지노경영과 실습실. 신성한 대학 강당에서 도박영화에나 나올 법한 카드와 칩 이야기가 한창이다. 교수와 학생이 어울려 바카라와 블랙잭, 룰렛, 다이사이 등 카지노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실습실 시설이 진짜 카지노 영업장과 똑같다.


제주관광대학 카지노경영과는 1993년 국내 최초로 개설된 카지노 전문교육기관이다. 당시 처음 설립될 때만해도 대학 학과명에 ‘카지노’ 글자가 들어갔다며 지방언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카지노 산업에 종사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학과로 상종가를 치고 있다.


이 과의 총정원은 1, 2학년 합쳐 280명. 여학생 비율이 70% 정도 된다. 카지노 딜러는 남녀 차별이 없지만 그래도 여성을 선호하기 때문에 여학생 입학이 많다. 카지노경영과 양일용 학과장은 “최근 1차 정시모집을 거치면서 학과 관련 문의가 하루 30~40통씩 걸려온다”며 “타대학에 편입하거나 군대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100% 취업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수시 1기 모집에는 35명 모집에 102명이 지원해 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최근 카지노 딜러는 최고 상한가다. 제주도내 8개 카지노 영업장은 딜러를 구하지 못해 안달이다.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주)가 1월말 서울 강남영업장 개장을 시작으로 서울 강북, 부산 등 3곳에 외국인 전용카지노 문을 열기 위해 딜러를 모집하면서 제주도내 기존업체 직원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등지에 카지노바의 불법영업이 성행하면서 고소득을 노린 일부 딜러들이 이곳으로 빠져나간 것도 한 이유다.


제주관광대학 카지노경영과의 교수들 역시 카지노 실무경력자다. 고택운 교수는 워커힐카지노를 비롯,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등을 거쳤으며, 김정국 교수는 제주 하얏트카지노를, 황선홍 교수는 워커힐 카지노 31년 경력자다.


이 때문에 강의방식 역시 실제 게임이나 마찬가지다. 카지노 업장에 현장견학을 나가 현직 딜러의 특강도 듣는다. 황선홍 교수는 “학생이 외국어 1개씩은 반드시 익히기 때문에 졸업과 동시에 현장투입이 가능하다”며 “외화가득률이 95%로 높은 카지노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강홍균기자 khk5056@kyunghyang.com〉

[경향신문 2006-01-03 ]

(기사 퍼옴)